성노동자를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정부를 규탄한다


성노동자를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정부를 규탄한다 

- 성매매 정보 제공자 1억원 포상금 지급 계획을 비판하며



2014년 5월 20일, 정부는 조직폭력이나 성매매와 같은 범죄 수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사람에게 앞으로 최고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발표로 정부는 성매매 문제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무지, 그리고 무능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정부의 이러한 발표는 2005년부터 집창촌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생존권 투쟁, 성매매와 여성 빈곤 문제의 연관성, 성노동 역시 엄연한 노동이기에 성노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차별과 낙인에 시달리는 것은 부당하다 외친 성노동자 당사자들의 무수한 목소리를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성매매 문제가 어떻게 발생하고 지속되는지를 조금이라도 가늠할 수 있다면 성매매와 조직폭력을 같은 선상의 범죄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입니다.


성매매의 문제는 성매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소수자 전반 그리고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실질적인 정책이 어떠한지, 사회적 안전망이 얼마나 튼튼하게 짜여져 있는지의 여부가 성매매와 성노동의 문제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성매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어떤 모양새를 그리는지, 성산업이 어떤 틀로 구성되고 유지되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사회의 여론과 국가 당국의 대처가 어떠한지의 여부는 한 사회의 문제를 그대로 응축하여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와도 같습니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는 성매매의 문제가 곧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성찰이 전무합니다. 또한 사회의 문제를 성매매의 문제로만 몰아놓고 그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합니다. 사회적 빈곤의 문제와 인권 의식의 문제는 성노동 문제의 근간입니다. 이를 먼저 해결하지 않고서는 성매매 문제는 절대로 해결될 수 없습니다.


현행법상 한국에서의 성매매는 이미 불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노동자들은 일하는 도중 피해를 입어도 어디에서도 자신의 안전을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이들의 안전을 지켜줘야 할 경찰들은 오히려 단속 등의 상황에서 성노동자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와중에 이 제도의 현실화는 성노동자들에게 더욱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차츰 강해지는 단속에 더해 포상금을 노리는 사람들을 피하는 사이 성노동자들은 자신의 안전과 정기적인 수입을 보장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로 점차 고립될 것입니다. 또한 이번 정책 발표는 세월호참사 이후 박근혜정부의 무능, 무자격, 부정의함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상황에서, 화살을 성노동자에게 돌려 그들을 악의 화신으로서 타자화하는 방식으로도 기능할 수 있기에 더욱 위험합니다. 사회적 빈곤의 문제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지하고 그 책임을 나눠 지지는 못할 망정, 사회적 약자를 범죄자로 낙인찍고 더욱 더 위협적인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이 과연 마녀사냥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상당수의 남성/여성/트랜스젠더 성노동자들에게 여전히 성노동은 필사적인 생존의 문제입니다. 성노동자들에게 성노동을 하는 이유를 묻기 전에, 이들이 성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성찰하십시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성노동을 하도록 하는 사회의 나약한 기반에,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에, 빈곤층을 대하는 사회의 시선에 그 책임을 물으십시오. 성매매는 척결해야 할 범죄이며 '창녀'들은 불결하다는 시선이 지속적인 낙인감과 일상의 불안감으로 침투하는, 성매매가 불법이기에 노동권과 인권을 보장받을 수 없는 성노동자의 현실을 생각하십시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는 성노동자의 처지와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당국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책 발표에 분연히 분노하는 바이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그 어떠한 실천도 마다하지 않을 것임을 선포하는 바입니다.



2014년 5월 20일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

trackback 1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