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입니다. 지난 4월 <지지>는 영등포 집창촌의 성노동자들이 목숨을 건 투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으로 달려가 보았습니다. 이곳 성노동자들은 3월 27일까지 하던 영업을 모두 중단하고 집창촌에서 나가라는 경찰의 청천벽력과도 같은 명령을 듣고, 당장의 어떠한 대책이나 유예기간도 없는 상태에서 일터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지요. 4월 1일부터 경찰은 집창촌 골목 양쪽 출구를 이른바 ‘빽차’로 막아놓고, 단속 아닌 단속, 즉 ‘영업방해’를 하며 손님들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4월 14일부터 영등포 성노동자들은 일터와 생존권을 돌려받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고, 그 와중에 한 명의 성노동자가 경찰에게 구타당해 병원에 실려 가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성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쫓겨나게 된 데에는 집창촌 근처의 타임스퀘어가 커다란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타임스퀘어 관계자는 “우리는 집창촌이 있는 것을 상관하지 않는다”며 집결지 폐쇄조치에 대한 타임스퀘어 측의 책임을 부정했지만, 이와 비슷한 선례들을 이미 이 도시의 다른 지역에서 목격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청량리, 용산, 미아리, 천호동 등, 재개발사업이 추진되었던 지역에서 집창촌은 가장 먼저 철거의 대상이 되어왔으며, 이곳 영등포 역시 ‘2020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안’에 포함된 지역이라고 합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이번에 확실하게 성매매 집결지를 없애고 ‘재정비’를 ‘재개발’ 단계까지 끌어올리려는 계획”이며, “서울시 측과 협상 중이고 4월내에 협상을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집창촌 철거의 과정에는 시민사회의 ‘성매매 근절 의지’와 지자체의 ‘재개발의 의지’가 서로에게 힘을 보태주곤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본과 국가권력이 합심하여 성노동자들에게는 생존권이 걸려 있는 일터인 집창촌을 손쉽게 쓸어버릴 수 있는 것은, 성에 대한 도덕적 잣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임스퀘어의 화려한 쇼핑몰과 거기에서 팔리는 상품들, 그곳에서 일하는 다른 서비스 노동자들에게는 비난을 가할 수 없지만, 집창촌의 유리방과 여기에서 파는 성 서비스, 이곳에서 일하는 성노동자들에게는 “비도덕적”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다른 사람의 시중을 들거나 물건을 파는 서비스노동은 괜찮지만, 성서비스를 제공하는 성노동만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중산층 시민들이 성노동자들을 부도덕한 사람들이라 낙인찍고, 성매매특별법이 성매매여성을 ‘피해자’와 ‘범죄자’로 규정하는 동안, 자본과 국가권력은 모종의 담합을 통해 성노동자들과 같은 도시의 약자들을 쫓아내고 그 공간에 화려한 주상복합 건물과 쇼핑몰을 지어 이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영등포 성노동자들이 외치고 있는 ‘생존권’은, 이 도시에서 우리들 모두가 살아가기 위한 보편적 권리로서 지지돼야 마땅합니다.
<지지>는 영등포 집결지 성노동자들의 생존권투쟁을, 오랜 기간 지속되어온 가부장제적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내는 운동, 또한 국가와 자본에 의해 타자화 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운동이라 믿으며 끝까지 지지할 것입니다!
2011년 5월 23일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