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대만의 성노동 비범죄화와 한국의 세계 여성의 날

1.  지난 2009년 6월 24일 대만에서 성노동을 합법화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대만 내에서도 우려와 환영의 목소리가 함께 터져 나왔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그 논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2. 한국 역시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행사준비가 분주하다. 그러나 성매매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단체를 제외하고는 “강력한 성매매방지법의 집행”을 주장하면서 성매매여성의 인권을 행사의 전면에 내세우던 예전의 모습들은 보이지 않는다. 성노동의 비범죄화를 주장하는 우리는 한국의 성매매방지법의 시행을 주도했던 많은 여성단체들의 무관심에 오히려 깊은 우려를 표하며 최근 성노동을 비범죄화한 대만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의 여성 인권에 대한 논의를 다시금 이끌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보호법이라는 미명하에 오히려 고통을 받고 있는 성노동자들의 문제를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

3. 대만은 성매매에 관한 한 한국과 유사한 역사를 가지고 있어 더욱 주목되는 나라이다. 우리보다 7년 정도 앞서 강력한 성산업 억제 정책이 시행(공창제를 폐지선언하면서 성노동을 불법화함)되면서 국내외적으로 조명을 받았고, 한국에서도 성매매방지법 제정 당시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되기도 했다.

4. 그러나 대만은 역설적이게도 강력한 성산업 억제정책과 더불어 강력한 성노동자운동이 일어난 나라이기도 하다. 그러한 변화가 현재의 성노동 합법화/비범죄화를 이끌어 내었다는 것은 한국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다.

5. 지난 2009년 6월 대만 대법원은 매춘 여성을 처벌하는 현재의 규제가 평등의 원칙에 반하며, 2년 안에 무효화할 것을 판결했다. 성노동자의 처벌 ․ 규제를 내용으로 하는 사회질서유호법(社會秩序維護法) 80조를 폐지할 것을 결정한 것이다. 이는 대만의 인권보호와 증진위원회(Human Rights Protection and Promotion Committee)에서 성노동을 불법화하는 현행 법이 성노동자들에게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으며, 성인 간의 합의된 성에 대한 비범죄화 주장에 대한 오랜 논의를 진행해온 결과이다.

6. 대만 정부는 성거래의 비범죄화를 위한 구체적인 법안을 준비하는 동안 성노동자를 처벌하지 않도록 일시적인 방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예를 들면, 80조를 위반한 사람들을 체포할 경우 경찰에게 부과하던 점수를 더 이상 부과하지 않도록 했다.

7. 여전히 대만의 대다수 여성단체에서는 호주와 네덜란드와 같이 합법화된 나라에서 인신매매가 줄어들지 않았으며, 성노동의 합법화가 여성인권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만도 한국의 반성매매단체와 마찬가지로 합법화를 과도하게 단순화하고, 잘못된 방향으로만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은 과정이다. 특히 성노동자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고려하고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주도권을 주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8. 당연히 법안 하나가 통과되었다고 해서 모든 문화가 바뀌거나 모든 권리가 한 번에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결정이 여성의 인권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인권이 새로운 방향으로 진일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대만의 성노동과 성거래를 비범죄화하는 법과 이를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법안들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고 시행될지는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9. 다시금 오는 3월 8일 한국은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다양한 행사와 함께 여성 인권의 신장과 그 비전을 펼쳐놓을 것이다. 그 비전에 성노동자와의 연대도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持志, GG) 소개 



<지지>는 성노동자들의 권리를 지지하고 성노동자를 서포트(support)한다는 뜻입니다.
 
<持志>는 성노동자운동의 뜻을 보존하고 지키려는 의도를 갖습니다. 
<GG>는 Giant Girls의 약어로, 성노동자들을 사회적 낙인 또는 피해자로만 보는 관점을 전환하려는 뜻을 갖습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持志, GG)는

성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권, 시민권을 위해 현장활동과 연구를 병행 실천하는 모임입니다.

특히 한국의 성노동자운동을 지원하여 장기적으로는 성노동자들의 권리 쟁취와 노동 조건 향상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持志, GG)는

2009년에 성노동자들의 권리를 지원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결성되었습니다.

성노동자, 페미니즘 시각예술가, 연구자, 출판인, 학생, 편집자, 페미니스트 활동가, 대안영상 활동가, 가사노동자, 의료인 등 모임의 구성원들은 2005년 '성노동자 선언' 이후 성노동자와 연대하고자 네트워크회의 등에 참가하고 활동해 왔습니다.

우리는 권리를 향한 운동과 폭력에 반대하는 운동은 서로 반대편에 있지 않다고 생각하므로 성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또한 동시에 폭력에 반대합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持志, GG)는

첫째, 성노동자들의 운동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둘째, 성노동 비범죄화 운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셋째, 위의 둘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이론적 실천도 병행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우리는 성노동자 권리 지원을 위해 현장투쟁, 문화투쟁, 담론투쟁을 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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